스페이스X의 800MHz 주파수 인수에 미국 통신사는 급락했지만 통신탑 3사는 하루에 7~15%대 올랐다. 국내엔 통신탑 상장사가 없고, 연결고리는 탑 위에 다는 기지국 장비 쪽에 있다. 다만 그 연결고리는 아직 대부분 전망 단계다.
아메리칸타워, 크라운캐슬, SBA커뮤니케이션스. 미국 통신탑 3사가 하루에 7~15%대 올랐다. (자료마다 장중과 종가 수치가 조금씩 다르다.)
통신사가 무너진 날 통신탑이 올랐다. 처음엔 좀 이상했다. 탑 회사의 고객이 바로 그 통신사들이니까.
왜 통신탑이 올랐나
통신탑 회사는 탑을 세워두고 통신사에 자리를 빌려준다. 세입자가 늘수록 돈을 번다.
시장의 논리는 이렇다.
- 스페이스X가 800MHz 주파수를 샀다.
- 위성만으로는 도심과 건물 안을 다 덮기 어렵다.
- 그러면 지상에 기지국을 세워야 한다.
- 기지국을 세우려면 탑을 빌려야 한다.
- 통신탑 회사에 새 세입자가 생긴다.
씨티와 뱅크오브아메리카도 비슷하게 봤다. 스페이스X가 지상망을 깔면 통신탑에는 순수하게 플러스라는 거다.
반대 의견도 있다.
번스타인은 “주파수를 산 것이지, 임대 계약에 서명한 게 아니다”라고 했다. 모펫네이선슨은 하루 만에 늘어난 탑 3사 시가총액 약 70억 달러가 스페이스X에서 연 3.5억 달러의 이익이 나온다는 걸 미리 반영한 셈이라며, “조금 낙관적”이라고 봤다.
국내엔 통신탑 상장사가 없다
그래서 한 단계 더 따라가 봤다.
탑 위에는 무엇이 달리나?
안테나, 필터, 무선장치(RU), 신호를 키우는 증폭 트랜지스터, 광 신호를 주고받는 광트랜시버. 통신탑이 “자리”라면 이것들은 “실제 장비”다.
스페이스X가 지상 기지국을 짓는다면 탑 임대료뿐 아니라 이 장비들도 같이 필요하다.
국내 통신장비주와의 연결고리는 여기에 있다.
연결고리별로 나눠봤다
관련주라는 말은 넓다. 그래서 연결고리가 얼마나 단단한지 기준으로 나눴다.
| 구분 | 종목 | 하는 일 | 스페이스X와의 연결 |
|---|---|---|---|
| A. 지상 기지국 장비 | 케이엠더블유 | 필터, 기지국 시스템 장비 | 신규 주파수에 따른 필터, 장비 수요 확대 (증권사 전망) |
| A. 지상 기지국 장비 | RFHIC | 통신용 증폭 트랜지스터 | 트랜지스터 공급 부족 가능성 (증권사 전망) |
| A. 지상 기지국 장비 | 오이솔루션 | 레이저다이오드 칩, 광트랜시버 | 원재료 가격 상승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유리 (증권사 전망) |
| B. 스타링크 공급망 | 삼성전기 | 위성용 MLCC | 스페이스X 저궤도 위성에 공급 (보도 기준) |
| B. 스타링크 공급망 | 모델솔루션 | 단말기, 라우터 목업과 시제품 | 샘플 공급, 양산 테스트 단계 (6월 보도 기준) |
이번 미국 장의 움직임과 직접 겹치는 건 A 쪽이다. 통신탑이 오른 이유가 “지상 기지국이 필요하다”였으니까.
B는 스페이스X 관련주이긴 하지만 위성과 단말 쪽이다. 이번 주파수 이슈와는 결이 다르다.
그런데 A의 연결고리는 아직 약하다
하나증권은 9월에 이미 이 논리를 냈다. 스페이스X가 에코스타 주파수를 170억 달러에 사들인 뒤, 지상망 투자에 나서면 장비 시장에 새로운 대형 고객이 생긴다는 거다.
다만 확인된 사실과 전망은 구분해야 한다.
- 스페이스X가 국내 장비업체와 직접 계약했다는 공시나 보도는 찾지 못했다.
- 증권사는 삼성전자나 에릭슨 같은 대형 장비사를 거쳐 국내 업체가 공급망에 들어갈 가능성을 말한다. 이것도 가능성이다.
- 스페이스X가 지상 기지국을 얼마나, 언제 지을지도 발표된 적이 없다.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짓더라도 몇 년이 걸린다고 봤다.
정리하면 연결 순서가 이렇다.
주파수 인수(사실) + 지상망 구축(가능성) + 대형 장비사 수주(가능성) + 국내 협력사 납품(가능성) = 국내 장비주 실적
사실은 맨 앞 한 칸뿐이다. 뒤로 갈수록 “만약”이 하나씩 붙는다.
미국 통신탑은 “만약” 하나만 있으면 됐다. 국내 장비주는 세 개가 필요하다.
보유 여부
[작성자가 위 종목 중 보유한 종목이 있으면 여기에 밝힌다. 예: 나는 이 글에 나온 종목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.]
추가 확인 사항
- 스페이스X가 미국 통신탑 회사와 임대 계약을 발표하는지. A 연결고리의 첫 번째 “만약”이다.
- FCC 승인 과정과 시점.
- 삼성전자, 에릭슨 등 대형 장비사의 미국 수주 소식.
- 모델솔루션 양산 테스트 결과 공시.
- 12일 월요일 A 종목들의 첫 반응. 실적 연결 없이 테마로만 움직이는지 기록해 둔다.
미국에서는 통신탑이 올랐다. 국내에서 그 자리를 대신하는 건 탑 위의 장비다.
다만 거기까지 가는 길에 아직 확인 안 된 칸이 세 개 남아 있다.